고민.

CUT 2008/10/12 04:19
구닥다리 엠프를 고쳤다. 막상 고쳐놓고 보니, 새 스피커가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틈만나면 인터넷 장터를 검색했다. 그렇게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금쪽같은 시간을 축냈다. 그러나 결국은 형님 방에 놓아두었던 싸구려 스피커를 물리는 것으로 마음을 정한다. 음악을 들어볼까 MP3플레이어를 연결했다가, 벙벙거리는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컴퓨터와 연결했다.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윈도우에 로그인하여, 무슨 곡을 들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윈엠프플레이어를 실행하여 이곡 저곡 깨작거려봤으나, 파워서플라이의 소음이 너무 끔찍하여, 컴퓨터를 꺼버렸다. 소스기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저렴한 DVDP를 구입할까 했다. HDMI출력은 지원했음 했고, SACD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디빅까지 나오면 금상첨화였다. 야마하 유니버설 플레이어는 평이 좋은편이었으나 HDMI출력이 없었다. 온쿄는 비싸고, 데논은 평이 나빴다. 국산은 거들떠보기도 싫고, 그나마 마음에 드는 기기의 가격은 삼십만원에 육박한다. 30만원? 그돈 주고 DVDP를 사느니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사겠다, 는 생각에 아무런 고민없이 창들을 열고 닫고 열고 닫고 닫고 닫고 또또또 열고 열고 열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아침이 된다. 비싸고, 실용적이지 못한 고민이다. 그럼 CDP인가. 쇼핑몰의 CDP리스트를 한참이나 뒤적거리다가 내가 소장, 아니 일평생 구매한 CD가 20장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줄창 다운받아서 CD로 구워낼 수도 없는 일이었다. CD로 굽기위해서는 무손실음원을 다운로드해야한다. 원활한 다운로드를 위해 웹하드 클럽활동을 해야하고, 다운을 받았다 쳐도 네로버닝롬의 플러그인을 세팅하고, 음악CD에 적합한 공CD미디어를 선정해야하고, 한장에 십여분씩 투자하여 저배속으로 구워야할게 뻔했다. 결국 음악듣기를 포기하고 만다. 없는 시간에 이런 고민을 시간내서 하고 있는 내가 웃긴다. 아, 이, 맥락없는 인생.
2008/10/12 04:19 2008/10/1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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