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울어보기.

CUT 2005/09/26 00:14
얄팍하게 글썽이거나, 나의 감정을 확인시킬 만큼 흐른 것이 아니다.

기습적으로 가슴깨에 차오른 감정을 삼켜보려고 끅끅-거리다가, 폭발적으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울음은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었다. 잊고있었다.
얼굴이 엉망으로 구겨지고, 아무리 닦아내도 소용없는 눈물과 함께 끅끅거리는 소리가 목구멍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들썩이는 몸을 주체할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온몸으로 울음을 참아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의 눈물은, 어쩌면 나로인해 생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 보려는 그 처절한 발버둥을 견딜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랑이란 말을 앞세우고, 난 그 사람을 도리어 힘들게 만들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내가 싫어 견딜수 없어, 펑펑 울고 있자니, 그 사람이 나를 꼭 안아 준다.

더 이상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 진정으로 나의 눈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나를 위로했다. 가끔 의아한 눈빛으로 내 눈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럴때마다 어김없이 차오르는 소금물.

사랑과 집착은 어떤 차이가 있단 말인가.
미친 것과 미치지 않은 것과 어떤 차이가 있단 말인가.
2005/09/26 00:14 2005/09/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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