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CUT 2008/02/28 04:05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형은 또 담배 두 보루를 사왔다. 필립모리스였다. 그날 밤 새벽 4시, 나는 목발을 짚고 집을 빠져나왔다. 건성으로 담배를 털고, 한가치를 꺼내 불을 질렀다.
몇 번의 심호흡 뒤에 찾아온 어마어마한 어지럼증. 혓바닥은 매운 연기에 마비되고, 입안엔 침이 고여왔다. 니코틴과 타르가, 혓바닥과 설태가 만나 견디기 힘든 불쾌감을 만들어 냈었으므로 나는 몇번이나 침을 뱉어야했다. 그러나 나는 와인을 시음하는 기분으로, 다시 심호흡한다.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필립모리스가 이런 맛이었던가? 세 가치를 연거푸 피우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진다.
천삼백원짜리 필립모리스의 맛이 어땠었는지, 하드케이스로 바뀌어 한국에서 생산되었던 필립모리스의 맛이 어땠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이제 그 맛도 기억나지 않는 나의 옛기호품을 기억하는 것이 나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놀랄 뿐이다. 머릿속의 타임코스모스가 드디어 오작동하기 시작한걸까.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목발질을 하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차라리 편리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자위하며.
몇 번의 심호흡 뒤에 찾아온 어마어마한 어지럼증. 혓바닥은 매운 연기에 마비되고, 입안엔 침이 고여왔다. 니코틴과 타르가, 혓바닥과 설태가 만나 견디기 힘든 불쾌감을 만들어 냈었으므로 나는 몇번이나 침을 뱉어야했다. 그러나 나는 와인을 시음하는 기분으로, 다시 심호흡한다.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필립모리스가 이런 맛이었던가? 세 가치를 연거푸 피우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진다.
천삼백원짜리 필립모리스의 맛이 어땠었는지, 하드케이스로 바뀌어 한국에서 생산되었던 필립모리스의 맛이 어땠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이제 그 맛도 기억나지 않는 나의 옛기호품을 기억하는 것이 나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더 놀랄 뿐이다. 머릿속의 타임코스모스가 드디어 오작동하기 시작한걸까.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목발질을 하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차라리 편리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자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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